그날의 상여소리는 내 영혼을 뒤흔들었다,
건강한 주민들과 청산도가 어우러진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둬야 한다는 생각이
그날 갯바위에서 들었다,
그날 이후로 낚시대를 접고 카메라를 다시 들었다,
사실 사진작가의 꿈은 항상 꾸고 있었지만 현실에 밀려 시간 날 때만 취미로 찍던
필름카메라와 새로 나온 디카를 구입하여 주민들의 일하는 모습을 찍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사진찍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혼자 다니는데 여간 어렵지가 않았다,
낯선 이방인이 땀흘리며 일하는 주민들 앞에서 사진찍는 일도 경우에 맞지 않고
어쩌다 일하는 모습을 찍을라치면 화내고 돌아서는 주민들이 미안해서 얼른 사과하고 뒤돌아왔다,
숨어서 찍다가 뒈지게 혼난 적도 있다, 그럴수록이 주민들은 의심을 더했고 수상한 사람으로
여겨 아예 접근이 불가능할 무렵 좋은 묘안이 떠올랐다, 다음날부터는 슈퍼에 가서 막걸리와 음료수 빵을 사들고
가서 어영 부영 하다가 겨우 사진 한 장씩 찍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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